디지털 미니멀리즘, 인스타그램 계정 삭제 후 느낀점

저는 미니멀리즘을 좋아합니다. 다큐멘터리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볼 정도로 미니멀리즘에 빠져있는 편이에요. 그리고 내 삶은 미니멀리즘과 가까워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집에도 꼭 필요한 물건만 있고, 잡동사니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이런 방식으로 사는 게 꽤 만족스럽기도 하고요.

 

그런데 최근 1년 정도는 제가 불행함을 자주 느끼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유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눈에 띄게 불행하다기보다는 이전처럼 마음 깊이 충만함을 느끼기가 어렵다고 해야 할까요. 하루 종일 영화 이야기만 할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던 저는, 일 년 전쯤부터는 하루 종일 인스타그램만 했습니다. 게시글을 올리는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피드만 들여다보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어요. 

인스타그램을 하루 종일 하고 나면 드는 기분

1.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2. 세상에는 이상한 일들이 많다.

3. 다들 잘 사는것 같은데 나는 그에 비해서 잘 살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인스타그램 계정 삭제 이유

SNS는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아닌데도,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붙잡고 남들 뭐하고 사는지 구경합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면 두세 시간은 훌쩍 지나있고, 내 세상은 그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요. 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특별한 영감을 얻거나, 나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불어넣을만한 일이 단 하나도 없었고, 그냥 남들 피드를 구경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내 삶과 내 세상을 스마트폰 밖의 세상으로 다시 넓혀보고 싶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 삭제 후

인스타그램은 타인의 관심을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관심을 받는 것에 별로 흥미가 없었는데 대체 왜 인스타그램을 계속하고 있었던 걸까요? 저는 계정을 삭제하고 나니까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았어요. 최근 멀리했던 책을 다시 꺼내서 읽고, 영화도 찾아서 보고 다큐멘터리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제야 내 삶이 나한테 다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인스타그램이 무조건 나쁘다, 계정을 삭제해야만 한다고 말하려는건 아닙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삶이 재미있고, 즐거우면 인스타그램은 본인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활동입니다. 다만, 저처럼 인스타그램이 삶에서 불필요한데 곁에 두면서, 불행을 자초하는 분들이 있다면 과감히 인스타그램 계정 삭제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계정 삭제하고 나니까 속이 후련하더라고요 :-)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을 실행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물건 구매를 최소화하고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충분히 고민해서 결정하는 습관이 있는데요.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는 이 물건을 통해 내가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반드시 따져보는 편입니다. 단순히 물건으로 인해 편리해질 것 같거나 물건으로 인해 지금보다 나아질 것 같다면 구매를 보류합니다. 이 물건을 통해서 충분히 기쁨을 느끼고, 행복하고, 물건이 너무 소중해서 이 물건이 사라진다면 내 삶이 크게 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드는가? 그런 고민을 해보고 물건 구매를 실행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항상 내 곁에 두고 하루에 몇 시간씩 인스타그램을 하면서도 불행함을 느끼는 걸 보면요. 물건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수는 있지만, 물건을 통해 불행함을 느끼기를 자초한다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