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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정보

부동산을 잘 만나야 하는 이유 (이상한 부동산과 함께 집을 보고 왔어요)

by 너도밤나무나도밤나무 2022.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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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사는 지역 외에는 정보가 거의 없고, 지역 분위기나 인프라에 대해 거의 모르는 편이에요. 그래서 임장을 갈 때, 그냥 막연한 마음으로 갈 때도 있어요. 가령, 내 직장동료 누가 그 동네에 산다고 했는데 살기 좋다고 했었지! 하면서 그 동네로 직접 가서 무작정 아파트 단지와 동네를 걸으면서 어떤 부분에서 살기 좋다고 느끼는지, 나도 그곳에 산다면 살기 좋을지 느껴보기도 합니다. 동네에 맛집이 있다면 맛집도 가보고, 괜찮다는 카페도 가서 커피도 한잔 마셔보고요. 그곳에서 머무르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지내는지도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어떤 때에는 지역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조사를 하고 부동산을 예약하고 방문하는 경우도 있어요. 어제 다녀온 임장은 그런 방식이었고요. 그리고 조금 황당한 일도 겪었어요. 지금까지 부동산을 통해서 다양한 일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블로그에 적어보겠습니다. 

 

대출 상담은 받으셨나요? 

부동산 예약시간에 맞춰서 근처 지하철역에 도착했어요. 부동산에 전화했더니 지하철역으로 데리러 오겠다고 해서 기다렸습니다. 차를 가지고 오셔서 저희를 태웠고, 보기로 했던 매물에 대한 설명은 못 들은 채로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어요. 저희에게 신혼부부인지 대출상담은 받았는지 대출은 어떻게 할 건지 물어봐서 대답을 했어요. 보통 부동산 사장님들이 대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잘 아시는 분들이 많아서 대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신혼부부라고 하면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시거나 또는 대출받을 것까지 계산해서 물건을 추천해주시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대출에 대해서 물어만 보고 대답하니까 아무런 조언이나 의견이 없이, 또 다른 대출에 대해 물어보고 혼자 생각을 곱씹는 듯하시더니 말았습니다. 왜 물어보신 걸까요. 그냥 궁금해서인가요. 

 

그럼, 자유롭게 볼게요(?)

보기로 했던 아파트에 도착했더니, 또 다른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 아파트 얼만지 들으셨나요? 못 들었다고 했더니 핸드폰을 꺼내서 찾으시더니 금액을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금액을 듣고 올라가서 아파트 내부를 봤습니다. 집주인분이 경매로 집을 구매했다는 설명을 들었어요.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설명은 듣지 못했어요. 비어있는 집이라서 비교적 편하게 이곳저곳을 볼 수 있었는데 집을 보면서 여기는 뭔가요? 여기는 이런 건가요? 찾아서 물어보게 되었어요. 물론, 물어본 질문엔 의문만 남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에어컨 실외기는 밖에 거치할 수 있나요? 이쪽은 확장된 곳인가요? 물어보아도 애매모호한 답변만 듣고 말았어요.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시고 제가 뭘 하든 어딜 보든 제대로 된 설명이 없어서, 말 그대로 집 구조만 보게 되었어요.

 

어디로 가세요?

세 개의 매물을 보기로 했는데, 나머지 매물도 모두 같았습니다. 다른 집으로 이동하면서 추가로 다양한 질문을 했는데 그 마저도 제대로 된 설명을 듣긴 어려웠어요. 예를 들어 이 동네에서 사시는 분들은 어디로 많이 출퇴근하나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분은 ' 워낙, 다양해서요. '라는 답변이 끝이었어요. 그런 방식의 대화가 몇 차례 더 이어졌습니다. 아무런 설명이 없이 저를 그 집에 데려다 두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저처럼 여러 개의 방과 테라스를 지나다니며 같이 구경을 하시더라고요. 보통은 부동산 측에서 집에 대한 장단점을 설명해주면서 방이나 테라스를 소개해주고, 설명했던 곳이 많았는데 아무 설명 없이 저랑 같이 집을 구경하는 부동산은 처음이었어요. 약속했던 세 개의 매물을 다 보고 나왔을 때는 매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부동산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모든 매물을 다 보고 나서는 저한테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디로 가세요?" 이 매물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또는 새로운 매물이 있다면 보고 싶기도 했고요. 부동산으로 다시 돌아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지금 대출받을 수 있는 자금이나 원하는 금액대를 이야기해서 다른 매물에 대해서도 소개받고 싶기도 했고요. 그곳에 사는 분들과 매물의 수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어디로 가냐는 질문에, 이어서 그럼 다시 지하철역으로 태워드릴까요?라고 질문하셨어요. 부동산으로 돌아가서 더 이야기를 나누자고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이 주변을 더 둘러보고 알아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저도 더 이상 이 부동산과 함께 할 마음이 사라져서요. 그랬더니 명함을 꺼내 주시고는 궁금한 게 있으면 연락하라고 하고 차를 타고 가셨어요. 그분이 떠나고 난 뒤에 아파트 단지에서 생각을 좀 정리했어요. 이게 뭐지? 

 

부동산을 잘 만나야 하는 이유

어제 제가 겪은 일에 대해서 요약하자면, 제가 만난 부동산은 매물의 금액도, 매물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고 제게 설명할 의지도 없었어요. 게다가 제가 물어보는 모든 질문에 단 하나도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못했습니다. 저랑 함께하는 시간 동안 종일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어서 엘리베이터에 타고나서 버튼을 눌렀는지 안 눌렀는지도 채 모를 정도였어요. 나중에는 부동산이 이 물건을 소개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고, 물건을 계약할 의지가 없다고 스스로 판단해버렸습니다. 제가 임장 갔던 곳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있는 지역이라서 다시 재도전할 의사가 있어요. 다만, 어떤 결정을 하든 그 부동산과 함께 할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주말에 시간을 내서 약속하고 멀리 간 거였는데 이런 일을 겪게 되어 매우 아쉽게 됐고 속상하게 되었어요. 이번 주말은 부동산을 잘 만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느낀점만 남기고 지나가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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